티켓값 벌이 일정이 미쳐돌아가서 오늘도 못가면 어쩌나 정말 조마조마했다. 사실 상머글로 살다가 팬미팅... 이라는걸 가게 될 줄 몰라서 마음의 준비를 좀 하고 싶었는데 그것도 여의치 않았음. 일단 자리만 있으면 되는거 아닐까 싶어서 무작정 갔는데 구전설화로만 전해듣던 팬미팅의 세계를 보고 나니 약간 신문물을 접한 느낌. 오 정말 이런걸 하는구나, 싶기도 하고 뭔가 토크콘 아닌 토크콘같은 분위기도 좋았다. 그리고 김포레답게 거의 콘서트나 다름없는 2부는 더 좋았음.
둘째형한테 배운건지 김포레 특성인지 몰라도 일단 공연 컨셉에 대한 정의부터 짚고 넘어간다. 부티크(boutique)란 "멋있고 개성적인 의류나 값비싼 옷이나 선물류를 파는 작은 가게"라는 뜻이라고, 우리미 본인의 개성을 녹여낸 팬미팅이라고 소개해준다. 말하자면 '우림상점'쯤 되는 셈. 그래서 1부의 데이는 우림 상점의 낮이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분위기고, 2부의 나이트는 우림 상점의 밤, 재즈 카페 같은 분위기가 물씬 흐른다. (우리미가 극구 나이트가 그 '나이트'는 아니라고 했는데, 곤만과 아ㅁㄹ파티를 부를때는... 그 나이트가 맞는 것도 같닼ㅋㅋㅋㅋ) 우림상점의 낮과 밤은 김포레 형들의 장점을 몽땅 흡수해 또다른 고우림으로 만들어낸 아주 멋진 곳이었다. 지금은 골목 어귀의, 손으로 그려낸 작은 간판만 내달은 작은 가게지만 아마 몇년 뒤에는 번화가에 꽤나 고급진 장식을 매단 커다란 부티크가 되어있을 것 같다. 그리고 본인피셜 고폭스인 고우림씨... 네... 이젠 뭐 아이도루시네요... 성악계의 아이돌 이런게 아니라 그냥 아이도루계 성악가... 뭐 이런게 맞을듯.
김포레 덕분에 자주 오는 곳인데 오늘은 김비트가 1층에 단차를 설치했다. 단차있는 중블은 안가봐서 모르겠고... e구역에 앉을바엔 2층으로 점프하는게 시야에 이로울듯. 뚜껑이 덮이는 곳이라 단차가 있어도 별 도움은 안됨. 블퀘의 기본적인 음향과 시야는 좋은데 의자가 쓰레기라 좋은점을 다 깎아먹는다. 단상이 있는 e구역은 뭔가 더 불안정한 느낌. 쓰레기 의자를 높이 올려두니 바닥이 더 울린다. 스탠딩은 베드 부를때 잠깐이었는데... 그냥 그냥 단차없는 바닥에 앉혀놓는게 차라리 나을것 같다는 느낌적 느낌. 이 자리라도 어쨌든 자리가 있었다는 거에 만족하기로 함.
<1부 - Day>
- 부티크라더니 앉아있는 분들의 의상이 다들 심상치 않아서 흠칫함. 드레스 코드가 있었던건가 싶어 후다닥 뒤져봤는데 딱히 그런것 같진 않아서 안심했다. 어제 공연분위기가 이랬던건가 싶어서 조금 쫄았었는데 부티크가 가진 컨셉에 팬들이 나름 맞춰왔던 모양이다. 밥벌이만 아니었으면 나도 옷장 좀 뒤져봤을텐데 아쉽..
intro. 오솔길
- 인트로? 오프닝? 아무튼 우림상점의 첫인사. 그랜드피아노가 올려진 무대가 심상치 않다 싶더니 우리미의 연주로 오프닝이 시작된다. ㅈㅈㅎ의 쁘띠 피아노 앨범은 좋아하는 앨범 중 하나인데 부티크 오프닝에서 이 곡을 만나게 될 줄 몰라서 조금 놀랐다. 한번씩 이ㄹㅁ 곡을 연주하길래 이ㄹㅁ나 류ㅇㅊ ㅅㅋㅁㅌ 같은 음악이 나올줄 알았는데 좋아하는 곡이라 괜히 반갑... 오솔길을 같이 걷는 느낌으로 연주하고 싶었다는 우리미의 말대로 차분한 피아노 연주로 시작한 1부는 호젓한 오솔길을 걸으며 우리미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지난날을 추억하는 느낌이다.
1부의 토크는 3개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1. 우리미의 인생 그래프
- 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인생을 반추하는 우리미. 차분하게 그간의 음악 인생을 나열하는 우리미는 본인도 이 시간을 준비하면서 뜻깊었다고 했다.
- 많은 얘기를 했지만 인상깊었던건 팬텀싱어 우승 이후, 김포레로 활동한 1-2년차 활동기가 우리미의 인생에서 하향곡선을 그리는 시기였다는 점이다. 사실 김포레의 초창기가 쉽지 않았다는걸 주워들어서 알고 있지만 그래도 우승팀으로 활동한 초창기가 저 정도였나 싶어 이래저래 생각을 많이 하게 됨. (ㅍㄴㅅㅇ는 레알 애증의 프로그램인듯) 우리미는 물론 그 활동이 좋았고, 행복했지만 스스로는 자신의 음악 방향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고 방황하던 시기였다고 했다. 지금은 김포레 4명의 다채로운 색깔이 장점이지만 그걸 하나로 녹여내기 위해 서로를 깎고 가다듬던 초기는 스스로도 이게 맞나 싶은 일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지금의 김포레가 있기까지 김포레가 각자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 또 한번 짐작만 해봄. 그리고 그 시간들을 견디고 버텨서 이렇게 늦덕까지 만나준 김포레 넘나 고맙...
- 다음 코너를 준비하면서 안경 고르는 우리미. 어제는 예쁜 안경이었는데 오늘은 완전 곰돌곰돌한 뿔테픽이었다.
팬미팅이라는건... 안경 고르는 것만으로도 재밌는거구나... 그런거였음
2. 우리미에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 일종의 Q&A 시간. 팬들의 질문에 답해주며 한소절씩 부르는 노래에 귀가 매우 행복해지는 시간이기도 했다.
- 좋아하는 별명을 고르랬더니 와기곰과 고폭스와 사이에서 고폭스를 고르는 고우림... 본인피셜 고폭스씨는 그렇게 2부에서 본인이 말한대로 덕구의 마음과 심장을 찢고 1부에선 배도 찢음. 우리미... 한 여우 하는구나... 그렇구나... 다컸네....
- 명태도 부르고 라비타도 부르고 마이쀼도 부르고(아이큐아님 마이큐 아님ㅋㅋㅋ) 백만송이장미도 부름. 한 소절씩이지만 우리미가 불렀던 노래 대부분을 짧게나마 만날 수 있어서 좋았음. 한소절이지만 무반주이기 때문에 귀호강 제대로함. 정말 우리미 목소리는 보물이다.
- ㄹㄸ 번호 찍어달라는데 한자리 숫자만 연달아 부르는 우리미. 응 그래... 우리미 ㄹㄸ 안해봤구나...ㅎ...
- 이후로는 약간 재롱잔치를 지켜보는 기분. 우리미를 귀여워해줄 팬들이 한가득이고, 김빛트도 우리미를 커여워할 준비가 되어있어서인지 몰라도 질문에 대한 답을 맞히고 사진을 같이 찍을 팬들을 추첨하는 자리는 하나만 더요를 외치는 우리미와 당연하게 하나 더를 준비하고 애교 3종 세트를 시키는 김빛트와 우으으으응 하고 앓는 팬들의 연속이었음.ㅋㅋㅋ 사랑받고 자란 사람 특유의 사랑스러움이 마구 흘러넘치는 우리미 진짜 커엽...
3. 이거 테마 뭐였지... 코너명이 생각안남
- 팬들이 오픈톡에 올려준 사진을 우리미가 고르고 당첨된 팬들하고 팬미팅 후에 사진 찍어주는 시간을 가지는 거였는데 김포레만큼이나 웃긴 김숲별이 많았다ㅋㅋㅋ 웃긴 짤구경 많이 함
- 그리고 김비트가 낸 문제를 우리미가 맞히면 표 추첨해서 사진찍어주는 이벤트도 있었음. 팬미팅이라는 신문물은... 보면 볼수록 놀라웠다.
어디쯤이었는지 모르겠는데 우리미가 라비타 짧게 불러주는거 듣고 늦덕은 입틀막함. 가볍게 불러주는 한 토막인데도 개조음.
하... 진짜 애증의 ㅍㅌㅅㅇ...
<2부 - Night>
- 2부는 그냥 우리미 미니 단콘이었음
- 피아노에 미누팍이 앉아있는걸 보고 이거 되는 거구나 싶었다. 역시나 미누팍은 재즈와 클래식은 물론 김포레와 함께한 호흡으로 곤만은 물론 아ㅁㄹ파티까지 찰떡으로 반주를 붙여줬다. 미누팍 제발 김포레랑 오래오래 해먹어주세요
| Cry me a river
- ... 라는 가곡이라는데 처음 듣는 곡이었음. 근데 가사가... 나 버리고 갔으니 쳐울어봐... 라니.. 우리미 고폭스 맞구나... 응.. 그랬구나..
| Autumn leaves
- 너튜브로 먼저 만났던 그곡. 우리미+불어=이건 되는 거임
| La vie en rose
- 올 초에 이 자리에서 에디트 피아프의 후회하지 않는다는 노래를 부른 파라나가 있었고, 오늘은 에디트 피아프의 라비앙로즈를 부르는 우리미가 있다. 말디따때도 그랬지만 불어+우리미=개섹시함. 김빛트 믿는다... 이거도 너튜브 컨텐츠로... 쩨발... 일부러 축음기 노이즈 넣어서 쩨발... 한번만요...
| 연
- 아 제가 이거 들으러 여기 왔네요...? 하게 되는 곡. 성악가 고우림씨 끝내주시네요
- 토크하는데 붉은 스카프를 휘황찬란하게 묶은 마이크가 들어와서 덕구의 심장이 뛰기 시작함. 우리미가... 우리미가 뭘 부르려고 저런 스탠드를 들고와? 했다가 우리미가 예고한대로 덕구의 심장이 쪼개짐
| Change on the Rise
- 아비 카플렌의 첸온라. 늦덕은 오늘도 소원풀이함. gsp 두들기는 우리미 보면서 킹콩처럼 가슴팍 내리치는 덕구가 있었는데요... 오늘 눈으로 직접 보고 천국문 백번쯤 두들기다 옴; 우리마 너 밤길 조심해라 진짜 이런 노래 그렇게 부르고 그러면 덕구가 짐승 되는거 순식간이야... 가만안둔다 진짜
| Bad
- 다른 베드 아니고 크리스토퍼의 베드. 그거 맞음. 이걸... 듄폐하가 아니라 우리미한테서 들을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 콘서트에선 낫띵홀딩미백을 부르는 듄폐하가 있고, 지금 여기엔 베드를 부르는 우리미가 있음. 이런것도 부르나, 이런걸 해야되나 고민했다던 우리미는 형들이 하는거 찰떡같이 배워서 매우 멋있게 소화하는 고우림씨가 되었음. 그리고 우리마... 너 어디까지 올라가는거에요...? 베바테 베바테 했는데 진짜 베바테세요...? 아니 댄스가수 되고 싶어하신건 알았는데... 이런 그루브는 어디서 나오는거죠...? 우리미가 스탠딩을 시켜주기도 했는데 이거 부르는 우리미가 미쳐서 덕구도 제정신이 아니었음
- 곤드레만드레에 아모르 파티까지 부르고 덕구는 소원풀이를 제대로 했다.
| Stars
- 레미제라블 넘버 중 하나. 열음 버전으로만 핥아보던 노래를 라이브로 들은 덕구는 우리미 생일인지 덕구 생일인지 모를 정도로 행복했음. 자베르의 맹세가 담긴 이 곡은 우리미에게도 찰떡으로 어울린다. 그리고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우리미의 다짐과도 일맥상통함.
- 오늘 생일인데 마음대로 해도 되지 않냐면서도 연출팀에 연신 물어보고 양해를 구한 우리미가 객석난입 객석산책을 시도함. 난입아님 산책맞음 무슨 선거유세도 아니곸ㅋㅋㅋㅋ 양손 흔들며 객석 사이를 산책하던 우리미는 중간에 어머님을 발견하고 어 엄마? 엄마가 왜 여깄어? 라며 인사하고 지나감ㅋㅋㅋㅋ 덕분에 우리미 내가 낳은것처럼 지켜보던 덕구는 찐 어머니 앞에서 작아지고 말았... ㅋㅋㅋㅋ
<Encore>
앵콜 시작 전, 고양콘이 끝나고 나서 녹화한 우리미의 메시지가 나온다. 조근조근 이 진심이 잘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는 우리미는 꽤나 진중하다. 매번 형들한테 예쁨받는 막내 모습만 보다가 혼자 이렇게 얘기하는 걸 보면 우리미가 마냥 어리지 않다는걸 실감함.
| 바람이 부네요
- 우리미 목소리로... 이런거 부르면 반칙임.
- 팬미팅 답게 케이크에 불 붙이고 생일축하송도 불러주고 사진도 찍었다. 예전 브이라이브에서 했던 멀리서 촛불끄기를 시도하는 우리미. 과연 성악가답게 꽤 먼거리에서도 촛불이 꺼질만큼 짱짱한 호흡을 자랑한다. 장식이 많아 불어끄기 어려운 촛불은 그냥 가까이 가서 불어끄는 우리미ㅋㅋㅋ
- 그리고 김비트는 형들 축하메시지를 짠 하고 틀어줌. 공연이 끝난 뒤의 김포레라 촉촉하게 젖은 세 형들의 모습이 반가웠다. 언제나 눈에서 꿀 뚝뚝 목소리에 설탕 한가득인 듄폐하와 그리고 할말이 너무 많아 편집이 많이 된 셋째형과 생일 메시지 말하면서도 눈물 보이는 둘째형..ㅋㅋㅋㅋㅋㅋㅋ 의 메시지까지 다정한 김포레 모먼트의 연속.
- 팬텀싱어때 막내에게 질타아닌 질타를 했던게 못내 마음에 걸렸는지 밍리다의 메시지는 그때 미안했다는 얘기가 한가득이었다. 우리미는 우리미답게 그 시간들이 없었으면 자신이 성장도 없었을거라고 의젓하게 얘기함. 보통 잔소리를 하는 사람들은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이야기라며 새겨들으라 으스대기 바쁜데 김포레의 잔소리꾼들은 내가 뭐라고 그렇게 했는지 모르겠다, 잔소리 많이 해서 상처 많이 됐을거라고 미안함을 앞세운다.
| 별 헤는 밤
- 진짜 소원풀이곡. 김포레가 그러하듯 우리미의 마지막 곡도 우리미의 처음인 그 곡이다. 늦덕은 라이브로 접한게 이번이 처음이라 말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이 곡을 부르는 우리미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막귀로도 알 수 있음. 팬텀싱어때 이 곡을 부르던 스물세살 대학생 고우림씨는 이제 포레스텔라의 베이스 고우림이 되었고 부티크를 이끌만한 사장님(?!) 포스도 보여줌. 그냥 상점이 아니라 부티크를 지향한만큼 잘 다듬고 벼린 우리미는 다음 개점을 기대하게 할만큼 멋있었다. 멋있는거 좋아하는 우리미니깤ㅋㅋㅋ 우리마 너 짱 멋있었다얔ㅋㅋㅋ
- 우리미가 오슷 녹음도 했다고 스포해줬다. 아직 방영전인 드라마지만, 백만송이장미와 백학을 섞은 느낌의 곡이라고. 일단 설명에서 되는 곡이라고 느낌. (근데 김포레 대체 언제쉬냐 앨범 작업에 콘서트에 팬미팅 준비하면서 오슷 녹음을 함....? 김포레 몸이 네개세요...???)
- 피타나 파라도 그렇고 우리미도 단콘에서 집 가는 팬들에게 포스터를 한장씩 나눠줬다. 부티크는 객석에도 무려 에ㅂㅇ 생수에 사진엽서가 놓여있었음. 뭐든 하나라도 퍼주려는 김포레... 자꾸 이러면 헤어나오지 모태... 이미 내 지갑 많이 털었잖아...
- 머글에서 덕구가 되어가는 과정은 험난했음. 사람이 못되먹어서 그런가 이렇게 애정과 온기로 가득찬 공간을 어떻게 견뎌야할지 모를 그런 느낌적인 느낌...? 내 지갑으로 키운 착한 청년의 성장기를 엿보는 이 몽글몽글한 기분은 뭔지 잘 모르겠다. 약간 기묘한 기분? 나쁜게 아니라 그냥 사랑둥이 하나 둥가둥가하는 곳은 처음이라 낯가림을 많이 했다. 다음에 김포레 팬미팅하면 온전히 즐길 수 있을지도...?
- 우리마 어쨌든 다음은 단콘이야... RG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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